Life

익숙익숙

LittleDev0617 2025. 1. 16. 22:25

익숙익숙익숙익숙익숙익숙

익숙이 익숙한가?

익숙한게 익숙한가?

익숙? 익? 숙? 익숙?

익숙이 익숙치 않아졌다

초등학교 자기소개 시간에는 항상 좌우명을 같이 발표했던 것 같다. 자신이 현재 가장 중요히 여기는 가치관을 말해보라는 걸까. 지금 내가 머릿 속에 세팅한 사고 과정에서 앞쪽에 위치해놓은 생각이 있다. "익숙함을 경계하자"

익숙함으로부터의 자유를 찾은지는 좀 된 것 같기도하다. 사고 모델을 생각하고 자신이 틀릴 수도 있음을 인지해야 개선이 가능하다는 생각. 여기와 뿌리를 같이하는게 아닌가. 좀 더 넓은 의미일지도 모르겠다. 익숙함이라는 단어는 최근에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라는 책을 읽고 나왔다. 대학 1학년 2학기에 수강한 삶과 죽음의 철학 교수님께서 추천해주셨던 책을 용산역 종로서적에서 발견해 읽게 됐다. 읽고 난 후에 다음 문구가 기억에 남았다. "우리는 전에도 틀렸고, 앞으로도 틀리리라는 것. 진보로 나아가는 진정한 길은 확실성이 아니라 회의로, '수정 가능성이 열려있는' 회의로 닦인다는 것.". 한 사람이 가진 생각의 확실성이 좋기만은 하지 않음을 말해주었다. 이는 내가 전에 느꼈었던, 우리가 당연하게 믿고 있던 사실(?)들은 하루 아침에 무너져있을 수 있다는 생각과 비슷했다. 과학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더 나아가 주변에 당연히 여기던 것들에 확실성을 덜어내는 것.

익숙함을 경계하고자 하는 이유가 있다면 그냥 지금까지 살아온 경험 기반인 것 같다. 대회에서 문제를 24시간 밤 새면서도 해결하지 못했을 때 나는 끝까지 의심하지 않고 넘어갔던 코드가 있었다. 이런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몇시간 삽질한 후에 발견하는 것들은 대부분 섣부른 판단 하에 넘어간, 익숙해진 것들이었다. 또 처음 내가 생각한 기준보다 낮은 성적을 받게 되고 그 성적에 익숙해지면 나는 그런 성적으로 머무르게 된다. 주변 사람들의 호의에 익숙해지면 감사할 줄을 모르게 되고 자만이 따라올 것이다. 현재 자신의 모습에 익숙해지면 더 발전할 수 없는 사람이 될 것이다. 이런 것들처럼 무언가에 익숙해진다는 것은 그 대상을 다시 한번 돌아보지 않기로 한 것과 같다. 부모님이 20년간 주셨던 것들에 익숙해하면 안되고 새것처럼 낯설어야 한다. 그래야 감사가 따라오는 것 같다. 물론, 이런 익숙함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한다는 생각에도 익숙해지면 안된다. 이 생각에도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군대와서 취미로 시작한 소묘에서도 익숙함이 튀어나왔다. 소묘를 하면 그리고자하는 대상을 눈에 담아 손끝으로 종이에 옮겨 담아야한다. 눈에 담고 손으로 이동하는 중간에 뇌에서 시각 정보에 입맛대로 msg를 뿌려버린다. 내가 눈에 '담은' 대상과 인식한 '대상' 간의 차이가 생겨버린 것이다. 무의식적으로 이미지를 수정한 인식을 종이에 담아내면 다른 결과물이 나오게 된다. 뇌가 대상을 익숙한대로 인식해버리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하는 것이다. 근데 또 완성된 그림을 보고 실사처럼 느끼게 하려면 뇌가 익숙함에 빠지게 해야하니 뭔가 재밌는 것 같다.


2024년은 익숙하게 여기던 것들이 하나씩 깨져갔던 해였다.  나의 생각들이 온전치 않음을 인지하자. 나라가 존재하는 것, 옆에 가족들이 있다는 것과 좋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익숙해지지 말자. 항상 감사하고 웃으며 살아갈 것들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고 모델  (0) 2024.09.17
티스토리 안방행  (0) 2024.09.12
guacamole 윈도우 설정  (0) 2024.09.07
시스템 점검  (0) 2024.03.30
철학 == 빛?  (0) 2023.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