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철학 == 빛?

LittleDev0617 2023. 11. 10. 01:10


우리는 빛이 물체에 부딪혀 반사되는 빛을 눈에 담고 이미지를 그린다.
빛이 없으면 깜깜하지만 더듬거리면서 형체를 희미하게나마 머릿속에 그려볼 수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머릿속 자신만의 세계에 여기 저기 던져둔다.
내가 의식을 하고 있는 정보든 나도 모르는 새에 생긴 생각이든 어두운 세계 속에 자리하고 있다.
잘 살고 있는 와중에 누군가 "너는 왜 살아?" 라고 물을 때 마음 속으로는 아리까리한 기분이 들면서 "죽지 못해서", "그냥" 과 같은 말이 툭 튀어나오게 된다.
정말 그렇게 생각했든 말든 그게 진심일까?
"그냥" 이라는 대답은 무언가 말로 표현하기 힘든 마치 암흑 속의 책상을 더듬거리면서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아" 라는 것과 비슷하다.
무의식 속, 자신의 세계 속 어디 구석에 박혀 빛이 안 들어오는 곳의 생각을 꺼내기 힘든 것이다.
누군가가 나에게 "너는 왜 살아?" 라고 질문을 할 때 비로소 한 줄기의 빛이 구석에 닿게 되는 것이다.
삶의 목표 같이 거창하고 어려운 것 말고도 나는 누군지,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심지어 내가 게임을 왜 못하는지 등도 평소에 깊게 생각을 안해볼 수 있다.

빛이 닿지 못하는 이러한 어둠 속 무의식에 질문을 통해 빛을 비춰주자.
철학 산책 수업 중 교수님께서 어떤 말씀을 해주셨는데, 문장은 까먹고 내가 받아들이고 느낀 생각만 남았다.
사람은 질문을 자신에게 던지며 내면을 뚜렷하게 해야 한다고.
장님이 여기 저기 만져보며 물체를 그리듯이, 인간이 가시광선으로 자연을 보듯이 내면 속 생각들 또한 질문을 던져 돌아오는 답을 통해 묘사해야한다.

*
롤에서의 '와드'는 아군 근처에 있지 않은 어두운 맵을 밝혀주는 시야석이다. 하지만 와드는 설치한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파괴되고 다시 어두워진다.
스타크래프트에서도 마찬가지로 아군 근처가 아니면 깜깜해지는데, 적이 있는지 없는지 무엇을 하는지 감은 와도 제대로 알 수 없다. 알기 위해서 시야를 밝히는 것이 많이 중요하다.
이처럼 우리 내면 세계의 어두운 곳도 잠깐의 생각으로 밝아질 수 있지 모르지만 꾸준하게 또 완벽하게 생각을 정리하며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

내가 20년을 살아오면서 가장 크게 바뀐 생각은 과거에 대한 인식이었다. 2004년에 태어나 2020년 쯤 되어 머리가 컸을 때까지만해도 2000년도는 물론 90년대를 넘어 고대 중세 근대 시대를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그러다 과거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우친 건 고등학교 지구과학2 수업에서였다.
지2 교과서에 빈의 변위 법칙과 함께 플랑크 법칙과 흑체 복사이론이 나온다. 1 2 페이지 정도 분량이었는데, 해당 파트를 발표하게 되었었다. 조사를 하던 중 흑체 복사를 설명하는 여러 학자들의 문제를 꿰뚫는 아이디어로 양자 가설을 내세운 플랑크를 필두로 물리학 앞에 '고전' 이 붙게 되며 양자 물리학 시대가 찾아온 것을 알게 되었다. 이 나라 저 나라 최고의 물리학자들이 현상을 설명할 이론들을 내세우며 발전되는 흐름을 보면 흥미진진했다. 무엇보다도 불변의 법칙처럼 교과서 내용을 배우던 지난 초-중-고 시간을 되돌아 볼 수 있었다.
교과서 속 내용은 수백년 동안 인류가 쌓아온 지식의 결론만을 갖다 붙이고 문제를 넣은 것이고 그 뒤에는 '자연은 어떤 원리로 동작할까?' 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던졌던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담겨져 있음을 알게 되었다.
자연스레 과학 뿐만이 아니라, 과학자들이 논리를 전개해나가고 필요한 표현식을 수학을 이용하여 발전시켰고, 사회 제도와 법, 윤리 등 각 학문들 또한 질문을 가진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이 사람들과 함께 살까?',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옳음은 뭐지?', '물체가 특정 위치에서 언제 어느정도의 힘을 어떻게 받았는지를 알면 미래의 물체를 예측 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세계는 결정된 것일까?'
외떤 섬 같았던 과거는 위와 같은 생각들로 인해서 과거를 살았던 사람들 또한 나와 같은 사람이었을 것이라는 것을 인지하면서 중요도가 커졌다.
내가 살아가면서 해볼만한 의문이나 질문을 과거의 사람들이라고 안 가지지는 않았을 것이고, 그렇다면 그들은 어떤 신념을 가지고 질문에 답하며 인생을 살아갔을까 궁금하지 않은가?
나는 플랑크를 비롯한 과학자, 수학자, 철학자 등이 그들의 인생을 그들만의 질문과 답을 찾아가면서 미치거나 자살 또는 목숨을 거는 것을 보면서 오묘한 감정이 들었다.
그들은 정말 놀라운 아이디어로 인류의 발전에 기여했고, 2023년 현재 시대의 근간이 되었다.

말이 좀 길어졌는데 하고자 했던 말은 과거의 사람들이 던졌던 질문과 이를 답하기 위해 살았던 인생들이 나의 세계를 비춰주는 빛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철학을 이처럼 스스로에 대한, 사람에 대한, 자연과 우주에 대한 모든 질문들을 던지고 답해보는 것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나는 왜 벼락치기를 할까'에 대한 답으로 '나에게는 모든 것에 대한 흥미가 주기를 가지며 그 모양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라는 답을,
'다른 동물들도 의식을 가지고 있을까? 의식은 무엇으로부터 나올까?' 에 '의식은 뇌 세포의 상호작용이 만들어 내는 것이고, 동물들 또한 뇌가 있으니 깊이는 알 수 없지만 저마다 의식은 있을 것이다. 인간이 1~2살 때 본능으로만 움직인다 한들 의식이 없다 말할 수 있을까? 뇌 세포응 모방한 인공지능 또한 의식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와 같은 생각들을.

이 세상을 6~70년 경험한 후의 내가 비춰놓은 나의 세계가 어떨지 궁금해진다.

이 글 또한 누군가의 어둠을 비춰주는 글이 되었으면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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